티스토리 뷰

기억하고 싶어서 쓰는 패왕별희 리뷰

몸짓, 표정, 말투 하나하나 우희 그 자체였던 청데이. 주샨에게 빠져버린 샬로에게 한평생 같이 노래하면 안 되냐고 울부짖던 데이에게 경극은 곧 인생이었다.

“우리 평생 함께 노래하면 안 될까?”
- 이미 반평생이나 함께 노래했잖아.
“안돼! 한평생이어야 해! 1분 1초가 모자라도 한평생이 아니잖아!”

17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나는 장국영이 연기하는 우희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원대인이 공연장에 ‘절세미인’이 적힌 현수막을 보냈던 게 넘나 이해되는 얼굴이고요.. 단순히 잘생겼다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그의 얼굴엔 수백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는 느낌..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뀌는 첫 장면. 이 장면 너무 조타.

애증의 원대인;;;; 저 꿩 깃털 들고 총총총 오는 게 너무 웃겨서 피식했음ㅋㅋ 분명 어디서 본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야연에서 새 황제로 나왔던 배우였다. 목소리도 더빙이 아니라 직접 한 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 장면도 너무 조아해.. 일본군 앞에서 노래를 부른 건 맞지만, 강제는 아니었다며 차라리 나를 죽이시오! 하며 소리치는 데이. 이 장면이 더빙 없이 장국영 실제 목소리로 연기한 몇 안 되는 장면이라 더 좋다. 니먼샬러워바!!!!!!!!!!!
+) 나는 데이가 원대인과 샬로, 주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짓 증언을 하지 않은 이유를 현실에 굴복한 샬로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바로 뒤에 샬로를 원망스럽게 보는 장면도 나오고) 이 장면이 데이의 경극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인주를 입술에 왜 문지르지 했는데 그런 의미였구나ㅠㅠ...

아편 금단현상으로 정신착란에 빠져 엄마를 부르는 데이와 그런 데이를 보듬어주는 주샨. 한평생 경극에 미친 데이를 이해할 수 없고, 남편이 데이와 떨어져 각자의 길을 가길 원했지만, 결국 인간으로서의 데이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를 품어낸 장면. 이 장면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유산된 아기가 생각나서인지, 혹은 자신 앞에선 언제나 꼿꼿하고 당당하던 데이의 무너진 모습에 복잡한 감정이 든 것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ㅠㅠ.... 샤오쓰에게 우희를 뺏기고 아무도 없는 무대 뒤편에 홀로 남은 데이. 그런 데이를 위로하는 주샨에게 고마워요 주샨 소저라며 여전히 선을 긋고, 그녀가 덮어준 옷을 거절한다. 평생을 연기했던 우희를, 본인 손으로 데려다 키운 제자에게 뺏긴 기분이 어떨지.... 주샨을 뒤돌아보는 저 눈에 맺힌 눈물이 계속 생각난다.

그렇게 샬로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 애원했건만, 데이는 물론 자신과의 사랑조차 부정하는 샬로를 눈앞에서 본 주샨. 모든 것이 끝났음을 인지한 저 눈빛... 이 장면 공리 연기 정말 미쳤다...... 버리지 말아달라고 했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샬로 나쁜 너마.....

샬로와 데이 모두에게 배신 당하고..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꾹꾹 눌러 담은 채,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해진 주샨의 표정

“나는 데이에 적격이다. 내 안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고 있다. 나 자신이 바로 데이다.”
이제라도 장국영의 우희를 볼 수 있어 너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고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작품. 정말 하루 종일 패왕별희 관련 자료만 찾아보고 있다ㅠㅠ 2차까지 찍었지만.. 마음이 아파서 더 볼 수는 없을 거 같다.
레슬리 보고 싶은 마음에.. 무작위 짤털


이 짤 뭔가 중독성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진 공리 너무너무너무너무 이쁘다...

“그의 삶에서 즐겁고 행복한 나날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삶이 유일하게 반짝이던 순간은 샬로와 함께 무대에 서 있을 때 뿐이었다.”

“나는 청데이를 연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

샬로와 데이. 영원한 패왕과 우희.
'이것저것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록원] 녹조해, 백령의 이야기 (0) | 2021.02.19 |
---|---|
[삼생삼세 십리도화] 야화가 소소에게 스며든 순간 (0) | 2020.09.16 |
[대장금] 48회 : 장금과 금영의 마지막 인사 (0) | 2020.04.05 |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빵 안녕 ㅠㅠ (0) | 2020.03.15 |
[대장금] 46회 : “난 널 증오하는 것이 싫다.” (0) | 2020.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