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엄마아빠가 보고싶은 날

끼리852 2019. 6. 19. 21:33

저희 아파트는 매주 수요일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려요
여자 둘이 사는 집인데 뭔 쓰레기가 주마다 그렇게 나오는지ㅋㅋ 수요일마다 박스며 플라스틱이며 캔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쓰레기를 버리러 간답니다

오늘도 동생이랑 양손 가득 쓰레기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는데요~ 저희 앞에 멀찍이 떨어져서 가시던 아주머니가 엘리베이터를 타시길래 먼저 보내려고 천천히 가고 있었거든요 근데 “얼른 와요~” 하면서 저희가 올 때까지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주고 계신 거예요! 그래서 얼른 뛰어서 탔는데

아주머니 : 이사 왔을 때 박스 내놓은 거 내가 버렸어요~
-아 진짜요? 전 경비아저씨가 버려주셨나 했는데ㅠㅠ
아주머니 : 매주 수요일마다 버리는 거 모르는 거 같아서.. 내가 버렸지
-아 네 저희가 박스 버리는 날이 정해져 있다는 걸 몰랐었어요ㅠㅠ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 나도 아가씨들만 한 딸이 있는데 최근에 독립했거든~ 그래서 아가씨들 보면 딸 생각이 나더라고

이 말을 듣는데 갑자기 부산에 있는 엄마아빠가 보고싶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모르게 눈물 날 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세상에 이웃 간의 정이란 건 너무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잖아요.. 저도 지금까지 자취하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는데, 여기로 이사 오고 오랜만에 이웃의 정을 느껴본 거 같아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저녁이었네요 :)